그런 일 있잖아요
분명 불편한데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하면 더 좋은 일들이요
이를테면 학생때의 싫어하는 과목의 공부, 직장 생활에서의 웃음 등이 될수있겠네요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언어적으로 폭언을 들었고 엄마랑 형제자매가 아버지에게 맞고사는것을 보고 자랐어요
신체적으로 가족처럼 많이 맞지는 않았습니다
기간은 초5부터 대2정도?
아버지는 가세가 기울면서 알코올에 빠지며 엄마를 때리고 저에게 욕을 하시기 시작했어요 그맘때쯤부터 액취증이 발현되어서 냄새난다고 왕따도 당하기 시작했어요 늘 혼자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정말 많이 나아졌어요
아버지는 지금은 폭력성이 많이 나아진 상태인데 매일매일 술은 드세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을 정말 사랑하십니다 죽고싶을때마다 우리 얼굴을 보면서 버텼다고 하시니까요
최근에 제가 엄마와 이야기 하다가 과거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개입되면 속이 울렁거린다 상담도 받고 약도 먹는데 잘 안 고쳐진다 이성으로 통제를 할수 없는 부분이고 나도 노력하고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걸 엄마가 (반성하라는 목적으로) 아빠에게 말을 했고 아빠와 제가 크게 싸우게 됐어요
저보고 과거에 매여서 미래를 못보는 모지리래요
그때 이후로 집 연락을 끊었어요
부모님은 그때 이후로 제 집에도 무단으로 찾아오시고 먹을것도 놓고 가시고 저때문에 힘들다고 연락도 하시고 살고있는 집도 팔겠다고 몇차례 말했어요 도어락 비번도 바꾸고 답장도 안 하고 메세지도 안 읽고 집 팔아버리라고 했어요 집이야 다시 구하면 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니 엄마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어요 가족이랑 연락하는게 마음은 불편하지만 장기적으로 맞을까요?
나는 누군가를 계속 상처주는 사람이구나 아니면 내가 상처받는수밖에 없구나 싶어요
당장이라도 뛰어내리고싶어서 상담사님이랑 약속도 했는데.. 저를 부여잡기 힘드네요
정말 불행하게도 부모님 두 분 다 저를 사랑하십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글 속에서도 힘든 시간들을 버텨오느라 많이 애쓰신 마음들이 느껴지는데,
글로 적지 못한 많은 어려운 시간들과 고민들이 더 있으셨을 것이라 생각하니
지난 시간들을 버텨오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씀해주신 경험들과 또 그 안에서 느끼셨을 마음들을 생각하니, 가족들과 다시 연락을 하는 것이 마음이 어렵고 정말 고민이 되는 일이실 것 같아요.
어쩌면, 장기적으로 옳은 선택일지를 묻는 질문에서,
적어도 지금 당장은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전제가 있으실지 궁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지금 고민을 들게 만든 것에는 엄마에 대한 미안함도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가족에 대해서 마음을 편하게만 생각하거나 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실 거라는 생각이 충분히 듭니다.
한편으로는, 사람마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들이 다르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들도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시간에 따라서도 가장 크게 와닿는 감정도 다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지금 상황에서 화가 나거나 억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가 아닌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커서 죄책감이나 무가치감을 더 크게 느낄 수도 있겠지요. 또는 나에게 중요한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절망감이나 슬픔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이 여러 개로 복잡하게 한꺼번에 밀려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말씀하신 '미안함'에는 어떤 마음들과 생각들이 있으신 것 같으신가요?
어쩌면, '내가 상처를 받거나 아니면 남을 상처주는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처럼, 나의 존재나 행동이 엄마에게 큰 아픔이나 고통을 준다고 여기고 계시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글을 통해서는,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얼마나 파급력이 큰 결과가 일어났는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고민을 하는 콩벌레님은 그 의도가 전부는 아니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의 고통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누군가가 고통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에게 전혀 의미도 없고 상관도 없는 존재라면 나의 아픔이나 힘듦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엄마를 상처 입혔다고 생각하는 마음 역시 내 마음의 전부가 아니라 그저 한 가지의 일부일 것이라 생각해요. 오히려, 그 옆에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마음들이 붙어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족에게 연락을 하거나 혹은 하지 않는게 "맞고 틀리다"의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복잡한 나의 마음들을 잘 알아주고 나의 마음을 돌보아 가는 것이 조금은 더 장기적으로 나의 마음이 편해지는 선택에 가깝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만약, 이러한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기가 혼자서 하기 버겁다면, 만나고 계시는 전문 상담사와 함께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는 이곳에 이런 솔직한 마음을 나눠주셨다는 것이,
나의 마음을 살필 수 있는 힘과 또 조금이라도 내 자신이 편해졌으면 하는 스스로를 지키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때때로 미래를 위해서나, 큰 흐름을 놓고 봤을 때,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지를 고민하고는 합니다.
돌이켜보면, 어떤 선택이었든 결국 나 자신을 믿어주고 다독여줄 수 있는 선택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길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콩벌레님에게도, 지금의 고민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