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한테는 중3때 우연히 같은 반이 되어 친해지게 된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 잘 맞는 편이었고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학교는 다른 학교를 가게 되었지만 가끔 만나서 놀기도 하고 연락도 하면서 잘 지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이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작년 학교 교우 관계가 너무 힘들었어서 그 영향으로 사람들과 적게 연락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어요. (이 친구한테도 연락이 줄어들 것 같다고 얘기는 해놓은 상태에요) 근데 문제는 이 친구가 저한테 연락을 너무 많이해요. 저와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어하는 ㅎㅎ.. 그런 친구라서 공부도 같이하려고 하고 스카에서 공부하다 말고 같이 나가자고 하고... 근데 그런 시간이 저는 너무 아깝거든요. 그 친구가 싫어서라기보다는 제가 공부를 늦게 시작한 편이라서 시간이 너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공부해야해서 힘들 것 같다고 거절을 하면 아주 티나게 속상해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이 친구의 자존감이 너무 낮아요. 눈치도 많이 보구요. 그래서 그런지 남들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합니다. 처음에는 참았는데 그냥 얘기하면 할수록 자존감이 낮은게 느껴져서 더 이상 어떤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답답해요. 그리고 대답하기 싫은 질문들을 자꾸 합니다. 예를 들어서 너 설거지하는 싱크대 호스 잡아당기면 늘어지는거 알아? 아 역시 귀하게 커서 그런거 모르는구나. 와 같은 말을 해요.저희는 같은 동네를 사는데 소득 수준이 얼마나 차이 난다고 그런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구요,, 그리고 저는 학원을 안 다니고 있어서 요즘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고 있어요. 근데 제가 관리형 독서실을 다니는 걸 질투라도 하는 것처럼 자꾸 관리형 독서실은 돈만 많이 들고 실속은 없는데 뭐하러 다니냐, 그리고 개학하고 나서는 다닐거냐와 같이 왜 저런 질문을 하지? 싶은 말들을 너무 많이 해요. 전반적으로 선을 넘는 얘기들을 너무 많이 하는것 처럼 느껴져요. 앞으로 이 친구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약 이 친구가 조금 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독립적으로 변한다면 저는 이 친구와 잘 지내볼 생각이 있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요즘에 이 친구와의 관계를 그만 두어야하나 고민중이에요. 지금은 제가 이 친구를 바꾸기 위해 쓸 마음도 힘도 없어요. 지금 어떤 판단을 내려야할지도 모르겠고 만약에 이 관계를 그만 두게 된다면 어떻게 멀어져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민치님, 안녕하세요.
글을 남겨주신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네요. 그동안 친구와의 관계에도 조금은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고민했던 마음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답변을 남깁니다.
민치님은 이 친구 자체가 싫다기보다, 지금처럼 가까이 지내는 방식이 점점 버거워진 것 같아요.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잦은 연락과 만남을 원하고, 거절하면 티 나게 서운해하는 모습을 계속 마주하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민치님의 생활이나 선택을 평가하는 듯한 말까지 반복되면서 '친구니까 이해해야 하나, 아니면 이제 거리를 둬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이어진 것 같고요.
그런데 친구의 자존감을 높여주거나 더 독립적인 사람으로 바꾸는 일까지 민치님이 맡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친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보다, 민치님이 이 관계에서 어떤 거리를 원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여요.
아직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바로 관계를 끝내기 전에 민치님의 기준을 조금 더 분명하게 표현해봐도 좋겠습니다. "요즘은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서 자주 만나기는 어려워.", "그런 식으로 내 생활이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면 나는 조금 불편해."처럼요. 친구의 성격을 지적하기보다 민치님의 상황과 감정을 이야기하는 편이 서로에게도 받아들이기 쉬울 수 있습니다.
친구가 그 말을 듣고 서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서운해한다는 이유만으로 민치님이 계속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시간과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가 오히려 앞으로의 관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꼭 '계속 친하게 지내기'와 '완전히 관계를 끊기' 중 하나를 당장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락과 만남을 조금 줄여보고, 적당한 거리를 두었을 때 오히려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인지 살펴보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한 달 정도 지난 지금은 당시보다 민치님의 마음이 조금 더 분명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오래된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같은 거리에서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관계를 끝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민치님에게도 친구에게도 무리가 없는 거리가 어디인지 찾아가며 관계를 결정해보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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